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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3 거버넌스의 진짜 위험: 민주주의인가, 플루토크라시인가?

나에게 던지는 물음 2025. 7. 3. 23:30

Web3 거버넌스의 진짜 위험: 민주주의인가, 플루토크라시인가?

Web3와 DAO는 탈중앙화를 외치며 ‘참여 기반의 민주주의’를 약속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한 가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거버넌스가 민주적이지 않다. 그 대신 토큰을 많이 가진 자들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Web3 거버넌스가 직면한 진짜 위기, 즉 ‘탈중앙화된 귀족정(플루토크라시)’으로의 퇴행을 사례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과 해법을 제시합니다.


1. Web3가 약속한 민주주의란?

Web3에서의 거버넌스는 다음과 같은 원칙 위에 설계되었습니다:

  • 탈중앙화된 의사결정: 누구나 제안하고, 투표로 결정
  • 토큰 기반 투표: 토큰 보유량에 따라 영향력 부여
  • 온체인 기록: 모든 프로세스의 투명성 보장

이 구조는 전통 정치보다 훨씬 투명하고 개방적인 시스템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구조는 매우 강력한 한 가지 결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돈이 곧 권력이다”는 것을 코드로 고정했다는 점입니다.


2. 플루토크라시란 무엇인가?

플루토크라시(Plutocracy)란 '금권 정치', 즉 자본이 권력을 독점하는 체제를 말합니다.

Web3에서는 토큰 보유량이 곧 투표권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 고래 주소(whale)가 의사결정 구조를 사실상 장악
  • 일반 사용자는 아무리 참여해도 영향력을 가지기 어려움
  • 팀·VC가 제안·투표·통과까지 자체 실행 (사실상 내부 의결기관화)

결과적으로 DAO는 ‘분산된 척하는 소수 통제’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3. 실전 사례 – 민주주의의 껍데기

① Curve DAO

  • veCRV 구조에서 오래 락업할수록 더 많은 투표권 부여
  • 결국 특정 팀, 고래가 주요 풀 인센티브 결정권 독점

② MakerDAO

  • 2023년 RWA 전략 도입 관련 제안에서, 소수 주소가 주요 결정 주도
  • 일반 유저의 제안은 거의 채택되지 않음

③ Arbitrum

  • 초기 DAO 설립 당시 “이미 예산 집행 완료된 안건”을 사후 동의받는 방식으로 진행
  • “DAO가 허수아비냐”는 커뮤니티 반발 유발

4. 문제의 근본은 ‘1토큰 = 1표’ 시스템

민주주의는 본래 '1인 1표'를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나 Web3는 대부분 1토큰 = 1표를 채택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위험을 낳습니다:

  • 유저 기반 성장보다 자본의 농축이 거버넌스 파워를 지배
  • 신규 유저 유입 시 ‘정치적 무력감’ 유발 → 커뮤니티 약화
  • 내부 권력 집중 → ‘탈중앙화’에 대한 신뢰 저하

Web3가 약속한 자율성과 분산성은 이 구조 안에서는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5. 해결을 위한 실험들

① 쿼드래틱 보팅 (Quadratic Voting)

  • 투표는 가능하지만, 표를 많이 행사하려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 고래의 영향력 제한, 소수 의견 반영 유도

② 소울바운드 ID 기반 투표

  • 토큰이 아니라 참여자 고유 ID나 기여도 기반으로 투표권 부여
  • 예: Gitcoin Passport, Optimism의 Citizen House 실험

③ 참여 기반 리워드 설계

  • 단순 토큰 보유보다 기여, 제안, 토론, 커밋 수 등으로 영향력 반영
  • e.g. Karma Protocol, SourceCred

6.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토큰 분포 구조

  • 고래 주소 비중이 30% 이상인 DAO → 거버넌스 취약
  • 초기 분배 시 VC/팀 락업 비율이 장기 분산되어 있는지 확인

거버넌스 활성도

  • 제안 수, 참여자 수, 반대 의견 반영 사례 등 확인
  • ‘보여주기식 거버넌스’는 장기 신뢰 기반 구축에 실패함

새로운 거버넌스 메커니즘 실험 여부

  • Quadratic, 소울바운드, 기여 기반 등 → 지속 가능한 DAO 설계의 기준

7. 결론 – Web3 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는?

Web3는 코드로 작동하는 정치 실험입니다. 하지만 ‘코드로 포장된 자본 권력’은 여전히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진짜 민주주의는 수평적 기회, 참여의 실질성, 그리고 의견의 다양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Web3가 진짜 혁신을 원한다면, “어떻게 돈 없이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